질적 연구를 ‘하고’ 싶거나,
질적 연구를 ‘읽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실천의 출발점
불평등, 주거, 공공의료, 차별, 이주, 교육 등 많은 사회문제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계 자료뿐만 아니라 인터뷰나 참여 관찰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풍경을 담아낸 지식 꼭 필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인터뷰나 관찰을 통해 생산된 일련의 질적 발견이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지를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잘된 연구, 단단한 질적 연구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단단한 질적 연구를 위한 안내서]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다. 이 책은 현재 미국 사회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질적 연구자이자 방법론 연구자인 마리오 루이스 스몰과 제시카 매크로리 칼라코가 그동안의 연구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다. 이들은 단단한 질적 연구의 구성 요소로 접촉, 인지적 공감, 다원성, 구체성, 추적, 자기 인식 등을 꼽는다. 단단한 질적 연구란 연구자가 장기간 연구 대상과 접촉해 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현상의 다양성을 쉽게 단순화하지 않으며, 현실 속 사물・인물・사건 등을 언급하고, 예상치 못한 발견을 무시하지 않고 추적해 조사하며, 연구자 자신의 존재가 생산되는 자료에 주는 영향을 의식하려고 노력하는 연구다. 저자들은 이러한 기준으로 연구 사례를 비교하여 잘 수집되지 못한 질적 자료와 잘 수집된 자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다른지 제시하며, 단단하지 못한 연구가 어떻게 단단한 연구로 변모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양질의 질적 연구에 대한 명시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질적 연구자는 물론 질적 연구를 읽는 독자의 질적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문제와 공공 정책에 관해 발간되는 수많은 대중서, 연구서, 보고서 등에서는 통계 외에도 일대일 인터뷰, 포커스 그룹 인터뷰, 참여 관찰 등의 질적 연구 방법이 쓰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렇듯 업무와 일상에서 질적 연구를 접하는 이들에게 질적 연구를 읽고 이해하고 평가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준다. 나아가 이 책이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질적 자료 수집 실패 사례와 이에 대한 첨삭식 조언은 연구자의 질적 자료 수집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은이
마리오 루이스 스몰Mario Luis Small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사회과학 케틀레 교수로 불평등, 빈곤, 연결망, 도시사회학, 연구방법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인 《털어놓을 누군가Someone To Talk To》(2017)는 어째서 사람들이 내밀한 고민을 친밀하지 않은 이에게 털어놓는지를, 《기대하지 않은 소득Unanticipated Gain》(2009)은 개인의 사교성이나 기술이 아닌 교회, 학교, 돌봄센터 등의 조직이 인간관계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점 등을 다뤘다. 찰스 라이트 밀스 최우수 저술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학자이며 그 외에도 다수의 저술상 및 논문상을 수상했다.
제시카 매크로리 칼라코Jessica McCrory Calarco는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질적 방법, 교육사회학, 가족사회학, 사회불평등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 《기회를 흥정하기Negotiating Opportunities》(2018)는 중산층 이상의 백인 아이들이 학교와 교사에게 어떻게 필요한 수준 이상의 관심과 도움을 끌어내는지를 다뤘으며, 피에르 부르디외 최우수 교육사회학 저술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대학원 생활 탐사 안내서A Field Guide to Grad School》(2020)를 썼다.
옮긴이
이지원은 뉴욕주립올버니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국제한국학센터 방문학생으로 있으며 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미국과 한국 대학에서 사회불평등과 사회학 연구 방법을 가르쳤고, 인종으로서의 아시아인, 교육개혁의 역사, 국민주의 담론, 연구방법론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정택진은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글로벌 자본주의와 상품경제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석사 학위 논문 < 쪽방촌의 사회적 삶 >(2020)을 토대로 《동자동 사람들: 왜 돌봄은 계속 실패하는가》를 썼으며, 이 책은 ‘인권연대 2021년 올해의 인권책’에 선정되었다.
추천사
학계는 결코 ‘아무것이든 괜찮다’라는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 아니다. 질적 연구 분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더 좋은 논문이 있고, 더 단단한 연구가 있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그것을 판별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연구자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인식론적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막연히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대답하기 어려운 고난도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난감한 질문에 쉽고 흥미로우면서도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한다. 더 나은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실천의 출발점이 될 이 책의 출간을 두 손 들어 환영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_ 이상길 문화연구자/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사회과학 방법론 분야에서 필독해야 할 책이다. 질적 연구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나 실무자도 접근하기 쉬운 언어로 풍부한 사례를 통해 다양한 질적 연구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들의 접근 방법은 사회과학 전반에 만연해 온 ‘질적 리터러시’의 부재를 메우는 데 매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_ 임소정 미국 유타주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한 온라인 강연에서 이 책이 언급되었을 때 반응이 뜨거웠다. 참여자들은 방법론 ‘교과서’를 읽었지만 막상 연구 현장에서는 동분서주하며 혼란스러웠던 기억을 공유했다. 또한 질적 연구자로서의 ‘숙련’을 인정받기 어려웠으며, 때때로 질적 방법의 의미를 미심쩍어하는 시선과 마주해야 했다며 서로 공감했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질적 자료 수집 방법을 이해하는 새로운 척도를 제시하고 있다. 방법론 이론으로 읽어도 좋고 현장에서 활용할 안내서로 삼아도 좋다.
_ 최문희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책임연구원
좋은 질적 연구 안내서를 만나고 싶었던 양적 연구자의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해 준 책이다. 질적 연구를 이루는 이론 요소를 명쾌하게 기술하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그 실용성을 입증한다. 질적 연구를 ‘하고’ 싶거나, 질적 연구를 ‘읽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가깝게 다가간다. 미국 사회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질적 연구자가 생생하게 쓴 글을 전공자가 매끄럽게 번역해 책의 재미와 가독성을 높였다. 사회과학 방법론 수업의 필독서로 추천한다.
_ 최율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차례
서론
1장 인지적 공감
2장 다원성
3장 구체성
4장 추적
5장 자기 인식
결론
부록: 연구계획서에 관한 노트